양배추김치 만드는법, 쓴맛 없이 아삭하게 담그기
배추 가격이 오를 때마다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양배추 김치입니다. 양배추는 연중 가격이 안정적이고 비타민 U 같은 건강한 성분도 풍부해서 배추 김치의 훌륭한 대안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처음 만들어보면 예상과 달리 쓴맛이 도드라지거나, 아삭함이 사라지고 물러지거나, 양념이 겉돌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들은 사실 양배추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양배추는 배추와 달리 조직이 단단하고 표면에 왁스 층이 있으며, 세포 내에 유황 화합물이 들어 있어서 손질과 절임, 양념 방식을 배추와 동일하게 적용하면 안 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은 양배추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쓴맛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아삭함을 살리는 비법들입니다.

심지 제거와 식초 물 세척
양배추 김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심지입니다. 양배추의 중심부에 있는 두꺼운 심지와 잎사귀 사이의 굵은 줄기에서 특유의 쓰고 아린 맛이 강하게 나옵니다. 이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것들을 잘해도 쓴맛이 남아 있게 됩니다.
양배추를 4등분으로 자른 뒤 칼을 사용해 심지 부위를 과감하게 오려내고, 연한 잎사귀 위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썹니다. 너무 작게 자르면 절이는 과정에서 조직이 무너져 아삭함을 잃으므로, 한입 크기 정도가 적당합니다.
손질을 마친 양배추는 식초를 푼 찬물에 담그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식초 1~2큰술을 물 1리터 정도에 풀어서 양배추를 10분간 담가두면, 식초의 산성 성분이 양배추 속 유황 성분의 잡내를 중화시키고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아삭함을 극대화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쓴맛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소금과 설탕의 비율이 결정한다
일반 배추를 절이듯 굵은 소금만으로 양배추를 절이면 대실패하게 됩니다. 양배추의 단단한 조직 사이로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양배추 자체의 아린 맛과 쓴맛이 오히려 농축되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천일염과 설탕을 2대 1 비율로 섞어 절이는 것입니다.
양배추 약 1.5~1.8kg 기준으로 천일염 2/3컵(약 130g)과 백설탕 3큰술(약 35g)을 섞어 사용합니다. 설탕의 입자가 양배추 조직에 먼저 스며들면서 단맛이 쓴맛을 감싸주고, 동시에 삼투압 현상을 조절해 절이는 시간도 절반 정도로 단축됩니다. 보통 30분 정도면 충분하며, 최대 1시간을 넘기지 않습니다.
절임을 마친 양배추는 찬물에 2번 헹궈 과도한 염분을 제거한 뒤, 30분 이상 채반에 밭쳐 물기를 완전히 빼야 합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양념이 겉돌고 맛이 제대로 배지 않습니다.

양념은 과일과 찬밥으로
양배추의 매끄러운 표면과 왁스 층 때문에 일반적인 고춧가루 양념은 잘 달라붙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처럼 찹쌀풀을 끓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찬밥, 양파, 제철 과일(사과 또는 배)을 믹서기에 함께 갈아서 양념장을 만들면 됩니다.
준비할 재료는 찬밥 3큰술, 양파 1/2개, 사과 1/2개, 물 1/2컵입니다. 이들을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아낸 뒤, 다른 볼에 옮겨 고춧가루 1컵,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2작은술, 멸치액젓 5큰술, 새우젓 2큰술, 매실청 3큰술을 넣고 잘 섞습니다. 과일과 양파에서 나오는 천연 과당이 양배추의 풋내를 완벽하게 지워주고, 찬밥의 전분 성분이 양념을 양배추 표면에 찰떡처럼 밀착시킵니다.
양념장을 만든 뒤 15분 정도 숙성시키면 고춧가루의 색이 더욱 곱게 우러나고 맛이 한층 깊어집니다.
버무리고 숙성하기
물기를 완전히 뺀 양배추에 먼저 고춧가루를 뿌린 뒤 가볍게 버무려 색을 입힙니다. 이렇게 하면 고춧가루가 양배추 표면에 고르게 달라붙어 예쁜 붉은색을 냅니다. 그 다음 준비해둔 양념장과 쪽파를 넣고 전체적으로 골고루 섞어줍니다.
버무린 양배추 김치를 용기에 담을 때는 공기를 완전히 빼면서 눌러 담아야 산화되지 않고 맛있게 익습니다. 실온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켜 기포가 올라오면 냉장고로 옮겨 저온 숙성합니다.
양배추 김치는 배추 김치처럼 오래 숙성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이 방법으로 만들면 버무린 당일 저녁부터 먹을 수 있으며, 냉장 보관 시 2주 정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념이 더욱 배어들어 맛이 한층 깊어지므로, 이틀째부터 더욱 맛있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맛 조절 팁
개인의 입맛에 따라 맛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매운맛을 더 원한다면 고춧가루 양을 조금 증가시키되, 양배추 표면에 고르게 입혀야 고르게 매운 맛이 납니다. 짠맛이 강하다고 느껴지면 멸치액젓이나 새우젓의 양을 줄여도 됩니다.
더욱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식초 1~2큰술을 양념장에 넣어도 좋습니다. 간장 대신 액젓을 사용하는 이유는 양배추 특유의 밋밋함을 감칠맛으로 보완하기 위함입니다. 매실청 대신 꿀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더욱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납니다.
양배추 김치의 가장 큰 장점은 손쉬운 준비 과정과 빠른 완성입니다. 배추 김치처럼 며칠씩 숙성을 기다릴 필요가 없으면서도 건강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사람도 이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면 쓴맛 없이 아삭하고 맛있는 양배추 김치를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